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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실업 본문
인공지능이 실업을 불러올 것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을 떠맡게 되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일본 경제학자 이노우에 도모히로 박사의 연구를 토대로 알아보겠습니다.
20세기 초에 서양에서는 자동차가 보급되자 마차를 몰던 마부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20세기 후반에는 계산기와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계산원의 일자리가 없어졌습니다. 앞서 1800년 무렵 영국에서는 시작된 산업혁명 때는 천을 짜주는 직조기가 도입되어 그때까지 손으로 천을 짜던 직공들이 직업을 잃었습니다. 이처럼 기술이 진보하며 일자리가 없어지는 상황을 '기술적 실업'이라고 합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기술 발전에 의해 특정 직업이 사라지는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기술적 실업은 특정 직업의 사람들에게만 일어났고, 그 사람들이 다른 직업을 만들어 비교적 단기간에 이로 인한 실업이 해소되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1930년대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가 기술적 실업에 대한 언급을 논문에서 했었습니다. 하지만 대공황과 제2차 세계 대전 등이 일어나면서 기술적 실업에 대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습니다. 또한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에는 자본주의 황금 시대가 찾아와 기술적 실업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1990년대 IT의 발전으로 기술적 실업이 다시 주목 받기 시작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사이에 격자차가 생긴다는 얘기가 나오고, IT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그 사이 2013년에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고용의 미래"라는 논문에서 자동화에 대한 우려가 언급됩니다. 이 논문은 미국 노동성 데이터에 근거해 702개의 직업이 컴퓨터에 의해 어느 정도 자동화될 것인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앞으로 10~20년 정도에 미국 총 고용자의 약 47%의 일이 자동화될 우려가 높다는 결론을 도출합니다.
일본에서는 많은 학자가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논조는 너무 낙관적인 듯 합니다. IT가 급속히 보급되기 시작한 1990년대 부터 제3차 산업 혁명은 시작되었습니다. 현재는 그 과정에 있지만, IT의 연장선에서 특정한 지적 작업만을 수행하는 특화형 인공지능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IT혁명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인공지능 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스마트폰 음성지원, 가상비서, 얼굴인식, 통신판매 사이트의 추천시스템 등도 넓은 의미에서는 인공지능입니다. 우리가 별로 의식하지 못하지만 이미 일상생활에서 인공지능은 많이 들어와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이미 인공지능에 의한 실업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21세기에 들어서 미국의 일반 노동자의 임금은 거의 오르지 않았습니다. 소득의 평균값은 상승했짐나 중앙값은 내려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이는 빈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글로벌화의 영향이라고 하지만 IT나 인공지능의 영향이 더 크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IT나 인공지능에 관련된 직업에는 높은 기술력과 풍부한 전문 지식이 필요합니다. IT나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직업도 등장했지만 그런 일에 종사하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제너럴 모터스의 종업원은 약 20만명인데, 구글의 종업원은 약 5만 명입니다. 그러나 주식의 시가 총액에서 구글은 제너럴 모터스의 10배 이상입니다.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높은 기능을 필요로 하지만, 일단 만들고 나면 그 다음은 똑같이 복제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등 공업제품처럼 하나를 만드는데 그만큼의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IT기업이 성장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기는 하지만,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특별한 기술은 지닌 일부의 사람 뿐입니다. 이전의 산업혁명 등과 같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에 어느정도의 교육만 받고 새로운 일자리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겁니다. 예컨데 콜센터 상담원이 실업을 당해도 그 사람들이 구글이나 페이스북에 취직할 수는 없을 겁니다. 일부 부유한 사람은 소득이 늘어나지만 중간층 이하 사람의 소득은 줄어드는 양극화가 생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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